사랑한다고 느끼는 그 순간을 그냥 소중히 여기고..
그와 그녀는 서로에게 끌렸다. 첫 만남에서부터
마치 오래전부터 알고 지낸 사이처럼,
혹은 만나야만 했던 운명처럼.
하지만 시간이 지나자 익숙함 속에서 어긋남이 생겼다.
사랑이란 감정은 여전히 남아 있지만, 서로를 이해하는 일이 쉽지 않았다.
장자는 말한다. "도(道)는 강요하지 않는다."
자연은 스스로 그러할 뿐, 억지로 무언가를 만들거나 붙잡지 않는다. 강물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르고, 바람은 머물지 않고 지나간다. 나무는 계절이 오면 스스로 꽃을 피우고, 때가 되면 잎을 떨군다. 사랑도 그래야 하지 않을까. 상대를 내 뜻대로 하려 하면 관계는 삐걱대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 자연스러워진다.
그녀는 가끔 그에게 서운했다. 표현이 부족하다고 느껴졌고, 더 많은 관심을 원했다. 그는 그녀가 답답했다.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좋아해 주길 바랐지만, 점점 기대를 맞추려 노력하는 자신을 발견했다. 두 사람은 점점 지쳐갔다.
장자는 또 이렇게 말한다. "큰 지혜는 흐릿하고, 큰 사랑은 가벼운 듯하다."
무언가를 깊이 이해하는 사람일수록 집착하지 않고, 진짜 사랑은 집요하지 않다. 사랑한다고 해서 상대를 소유할 수는 없고, 함께한다고 해서 영원하리란 보장도 없다. 나비를 손에 꼭 쥐면 날개가 다치지만, 가만히 두면 자연스럽게 머물다 떠난다.
어느 날 그녀는 문득 깨달았다. 그를 너무 움켜쥐려 했다는 것을. 그리고 그도 알았다. 그녀의 기대를 맞추려 할수록 자신을 잃어가고 있었다는 것을.
그들은 더 이상 억지로 맞추려 하지 않기로 했다.
있는 그대로를 바라보고,
흘러가는 대로 두기로 했다.
그렇게 하자 오히려 서로가 더 가까워졌다
사랑한다고 느끼는 그 순간을 그냥 소중히 여기고,
각자의 길을 가도록 ..
서로의 존재 그자체를 인정하고,
자연스러운 흐름에 맡기기로,
사랑이란 강요할 수 없다는 사실을..
사랑도 그 흐름 속에서 자연스럽게 자라나는 것이다.
꽃이 아름답고 향기로운데 이유가 있을까..
